'자유시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유'라는 것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은 '자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그렇다면 '구속'은 무엇인가?
"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속박함."
자유를 설명하려면 구속이 필요하고 구속을 설명하려면 자유가 필요하다. 언어는 절대적으로 상대적이며, 그래서 언어로는, 인간의 이성으로는 절대적인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中, 장하준」
"1819년 아동노동을 규제하기 위해, ... 아홉 살 미만의 아동들의 경우 고용을 금지한다는 법안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이 법안이 신성한 계약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자유 시장의 기반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나 공장 매연에 대한 환경 규제에 반대했다.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환경규제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 이렇게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는 이야기이다. 자유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자유시장을 부정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유시장이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암묵적, 혹은 공식적인 규제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자본주의 시대에 생기는 갖가지 크고 작은 복잡한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 대안을 생각해보는 데에 있어서 '더' 자유로워질 뿐이다. 번지점프를 할 때 자신을 매고 있는 줄이 튼튼한지 확인을 하고 또 해야 뛰어내리는 데에 자유로워지지 않겠는가!
by 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