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최고의 공부' 후기(illy)
성공한다는 것. 성공이라는 게 무엇일까?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 성적을 잘 받아서 1등을 하는 것? 대기업 취직? 안정된 직장? 그런 사람들을 성공했다고 말하진 않는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학생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교사, 독자들을 휘어잡은 작가, 혁신을 일으킨 벽돌공이나 의상 디자이너,, 의사도 그냥 의사가 아니고, 작가도 그냥 작가가 아니며, 선생님도 그냥 선생님이 아니다. '혁신'을 일으키고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멋있다고 하고, 성공했다고 하고, 그들을 존경한다. '최고의 공부'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연구하고 분석해서 그들의 일정한 패턴을 말해줬다.
세상을 변화시킨 창의적인 사람들은 그냥 태어나보니 천재였고, 아무런 장벽도 노력도 없이 성공을 이루어 낸 것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제자리에서 최고가 된 사람은 없었다. 나처럼,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그들이 나와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훌륭하고 모든 게 갖춰진 집안에서 처음부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최고의 공부를 했다. 다른 어떤 기준에 대한 최고가 아니라, 자신의 '최고' 말이다. 책에 나온 전문적인 말을 빌려오자면 '외적 보상'을 위해서 하는 '피상적'이거나 '전략적'인 공부가 아니라, '내재적 동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심층적'인 공부.
자신을 사랑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성적이나, 특정 성과를 쫓지 않으니 눈이 넓어져 세상을 둘러보 게 되고, 특정 분야에 갇혀있지 않고 마음껏 넓은 범위의 공부를 하여 통합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남들과의 경쟁은 상관이 없었으니 성적이 안 나오는 과목이 있어도 절망하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임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열정을 사랑하는 훌륭한 멘토가 곁에서 도와주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 처절한 실패를 상처로 만들어 그 안에서 헤매지 않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또 다시 깨어났다.
그래, 그들은 늘 깨어있었다.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을 믿었다. 그랬기 때문에 늘 열정이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일은 언젠가 지치게 마련이다. 실패를 했을 때,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 그들이 성공한 건 말 그대로 '자연(自然)'스러운 일이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일이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어린 시절의 내 모습, 그때의 느낌을 찾아내는 것도 도움이 될듯하다. 동네 도서관을 부지런히 오가며, 단순한 판타지 소설부터 '관상 보는 법'에 대한 책까지 아무렇지 않게 빌리며 읽었던 그 모습.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죽어도 안 나오지만 일단 재미가 있으니 미적분과 물리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 열정. 밥 먹을 시간이 없어 길 가면서 밥을 먹어야 했었는데도 인문대 수업을 청강하러 다녔던 그 열정. 이 열정이 다 어디로 갔었나.. 한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을 향한 나의 열정은 무시하고,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여기에 집중해야 돼!로 변해 있었고, 또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도대체 뭘 위해 이 짓을 하고 있나..' 하며 꾸역꾸역 공부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나의 순수한 열정을 다시 갖고 와야겠다!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주름이 쭈글쭈글 생길 때까지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어도 상관없다. 그저 '세상'이라는 큰 그림을 보며 '와 정말 아름답구나!' 하며 감상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by 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