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 시공간 결정론의 결정체 1, 4편 후기
* 과빛밤 시공간 결정론의 결정체 1편 _ 과거, 현재, 미래는 한 덩어리
* 과빛밤 시공간 결정론의 결정체 4편 _ 시공간 결정체 느껴보기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인해, ‘시공간’과 ‘결정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만들어졌다. 기존의 물리학계에서는 시공간이 연극의 배경에 불과한 거라고 봤다. 연극은 배경과 주인공이 분리될 수 있고, 배우는 즉흥적으로 연기할 수 있다. 또한 공간적 한계상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시공간 개념이 완전히 달라졌고, 시공간을 영화의 배경에 비유하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배경과 주인공을 분리할 수 없다. 또한 어떤 장면이 뒤이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영화 필름은 쫙 펼치면 그 속엔 영화의 모든 장면, 시간이 담겨져 있다. 즉 과거, 현재, 미래가 단 한 큐에 나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미 시공간 상에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 상대성 이론이 가르키는 바이다.
그럼 왜 이미 완성된 필름 한 통인 시공간은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바로, 필름이 ‘재생’되기 때문이다. 근데 재생된다는 것이 곧 시공간이 흘러간다거나, 미래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오로지 재생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어느 부분이 먼저 읽히느냐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다. 시공간은 얼어붙은 강처럼 하나의 덩어리이자 결정체이다.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는 인간의 끈질긴 환영일 뿐이다.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기차 한가운데에 승객이 있고, 기차 양 끝에서 동시에 승객을 향해 빛을 발사한다고 해보자. 그럼 상식적으로 빛이 동시에 도착할 수 없다고 생각되지만, 결과는 ‘동시에 도착한다’로 나온다. 당연히 왼쪽에서 오는 빛이 더 먼저 나오고, 오른쪽에서 오는 빛이 나중에 나와야지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탑승객이 아닌 밖의 정지해있는 사람의 관점에서만 그렇다. 탑승객 입장에서 두 빛은 ‘동시’에 출발한 것이 맞다. 왜 다를까? 이는 운동 상태에 따라 ‘동시’의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시간 자체가 다르게 흐르면 그 기준 또한 달라진다.
만약 기차 양쪽에서 빛이 4초 만에 가운데로 도달해야 한다고 했을 때, 왼쪽은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그러면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밖에서 정지 상태일 때는 8초가 흐른다면 기차 안에서는 시간 간격이 늘어나 4초가 되는 것이다. 오른쪽은 같은 원리로 시간이 빨라진다. 시간의 간격은 운동 상태에 따라 다 다르고, 다 옳다.
기차 속도가 빨라질수록, 극단적으로는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의 차이는 더 커진다. 이는 우리가 달리는 차 안에서 풍경을 볼 때도 느낄 수 있다. 풍경 중 움직이는 방향 쪽에 있는 것들은 빛이 빨리 도착하므로 현재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고, 그 반대는 과거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봤을 때 과거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누군가에게 현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시공간의 결정체 속에는 과거는 없어지지 않은 채 존재하는 것이다. 이동 속도만 빠르다면 언제든 현재에 있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빛의 속도보다 아직 빠를 수는 없기 때문에 미래는 볼 수 없다.
by Aud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