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Le Grand Bleu' 후기 by illy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다로 보내고 바다의 일부가 된 작크 마욜,
작크리욜의 세계를 따라잡고 싶은 친구 엔조,
"어서 가요, 가서 보고 싶은 것을 봐요." 하고 작크리욜을 보내주는 조안나.
작크 리욜이 사는 그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거대한 느낌, 숨이 턱턱 막히는 막연한 느낌뿐이었다. 나는 그곳을 떠올려 볼 수조차 없었다. 이런 내 느낌을 700이라는 이 영화의 의식 척도가 설명을 해주는 것 같다.
"마음은 경험함을 경험할 뿐이다." _ '의식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난 자꾸 우리 가족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엄만 늘 우리만 바라보고, 계속 떠나보낸다.
예전에 혼자 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었다. 나를 보내는 그때 엄만 뭔가를 내려놓고 굳은 결심을 한 듯했고(아닐 수도 있다ㅋㅋ) 배낭을 손수 버스정류장까지 들어다 주며 배웅해줬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문득 두려움을 느끼곤, '나 지금 뭐 하는 짓이지?'와 더불어 '엄만 무슨 생각으로 나를 보내주는 거지?'라는 생각에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보다가 울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 여긴 여행금지 지역이래", "여긴 고산지대라 고산병 걸릴 수도 있대", "내 소재를 알 수 없게 되면 여기 신고하는 사이트가 있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꾸 설명해놓고, '엄마'라고는 안중에도 없는 듯 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겠다는 그런 딸을 그냥 놓아주는 기분이 어땠을까.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마중 나와서 안아주는 엄마한테 난 정말 돌아오기 싫었다고, 그런 느낌밖에 없다고 말하는 나를 보는 엄만 어땠을까. 내가 집을 떠날 때마다 우는 엄마는 어떤 마음일까. 조안나의 모습에서 엄마의 모습이 자꾸 보였다.
by 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