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대 공부법'에 대한 통찰
공부(독서)를 하는 것은 대양 한가운데에서 항해하는 것과 같다. 우선은 '지도'를 통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 내가 어느 위치에 있고 또한 목표지점은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지도를 통해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인식하고 뚜렷하게 목표지점으로 항해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항해에서의 '지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삼각 공부법에서는 '학문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한 전체적인 '학문의 틀'인 '사각형'이다. 사각형은 경영학, 심리학, 물리학, 철학 등등처럼 우리가 인위적으로 구분한 한 학문 체계를 의미할 수도 있고 학문이 구분되기 전의 전체적인 학문의 틀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한편 학문의 본질을 공부해보면, 인류가 인위적으로 구분해 놓은 학문은 사실은 전체적인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학문은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지 않고 '상호 주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학문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사각형이 의미하는 바는 각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사각형은 '지도'의 역할을 하므로, 학문의 틀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왜 학문을 하는가,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 나의 학문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한 인식과 더 나아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바탕 공부'를 의미하기도 한다. 공부를 하기 전에 이러한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단단한 기반을 형성하지 않으면, 공부하는 도중 길을 잃고 방황할 수 있다.
항해를 할 때에는 바람을 이용하는 법, 배가 움직이는 원리, 별자리를 읽는 법, 해양의 기후 등등 여러 가지 기술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 삼각 공부법에서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그림의 '삼각형이다.
바탕인 '사각형'안에 '삼각형'을 형성하는 방법은 내가 공부하는 분야의 '대가'들의 책을 세 권 이상 읽으면 된다. 세명 이상의 대가들은 가능하면 다른 시대를 살았고 다른 문화권에 있으며 한 학문에 대한 상호 배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학문에 대한 '삼각형'모양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
왜 세계적 석학들의 책을 읽어야 하는가? 아무리 대가라 하더라도 그들의 학문은 본질적으로 절대적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옳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즉 아무리 위대한 학자라 하더라고 모든 이론과 학문은 '정확성'의 정도가 각기 다른 '주장'과 '신념'체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누구보다 세계를 유용하고 실용적으로 현실과 잘 들어맞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절대적인 신뢰성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안전함'을 부여한다.
중요한 것은 처음 형성한 삼각형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 개인의 각 이해력과 지력에 따라 삼각형의 크기가 천차만별로 다를 테지만, 위대한 석학들의 이론을 완전무결하다고 긍정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과 학문의 불완전성에 대한 인식이 존재한다면 점점 학문을 공부함으로써 얼마든지 삼각형의 크기를 넓혀갈 수 있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삼각형의 크기가 가능하면 넓어져 전체 사각형을 포괄할 수 있도록 '열린 태도'로 공부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각형을 넓게 포괄하는 삼각형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가들의 책을 무작정 읽는다고 해서 삼각형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자신의 '이해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해야 하는데 대가들의 책을 제대로 소화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삼각형'이 유용한 것은 '폐쇄 회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점'을 알 수 있다. 한계점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이 공부한 것의 정확한 위치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시야를 더 넓혀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한계를 알지 못하면 현재 공부하는 것에 지나치게 매몰되거나 반대로 자신이 망망대해에 있다고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 학문의 바탕인 '사각형'을 자신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무엇을 공부하는지에 대한 '삼각형'을 인식하지 못하면 사각형에서 삼각형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자신의 '한계점'을 인식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각형과 삼각형이 의미하는 바를 스스로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문의 틀인 사각형 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각형을 '벗어난' 삼각형이 존재할 수 있다. 사각형을 벗어난 삼각형이 의미하는 바를 경영학이라는 학문으로 예를 들자면, 경영학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경영학이 발전할 즉 사각형이 넓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삼각형 학습(독서)법을 통해 학문의 본질, 학문의 목적, 자신의 위치, 앞으로의 방향, 올바른 학문하는 태도 등등 학문을 하는 기본적인 바탕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학습도구이다.
by Elizabeth Taylo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