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_class

'인식 틀' 만들기의 중요성 _ 우리도 학자의 머리를 갖출 수 있다!

BU editor 2014. 7. 3. 17:52

학자들은 그동안 세상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한 집념으로 여러 학문들을 만들어내고, 발전시켜서 궁극의 진리에 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불완전성 정리와 같은 이론들과 뇌 과학, 양자물리학, 양자정보이론 등 첨단 과학 이론을 통해 그 시도에는 절대적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한계를 발견함으로써 인간이 어떤 틀(한계)을 가지고 우주의 진리에 도달하고자 하는였는지, 궁극적으로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그 속에서 학문의 경계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인식해, 오히려 학문은 한계적으로 허용된 틀 안에서 최대치를 활용함으로써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마찬가지로, 한 개인이 어떤 학문의 모든 내용을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는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인식하고, 발전시켜 학문의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틀에 최대한 가깝게 사고의 틀을 확장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학문 속에서 자신의 인식 틀이 지닌 한계점을 알고, 이 속에 담은 내용들이 무엇이고, 담지 못한 내용이 무엇인지 아는 것, 이것이 곧 학문을 공부하는 과정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언가를 학습함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메타인지적인 눈을 갖게 되어 구조적이고, 통합적이며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해진다.


어떤 꼭지점이든 세 개만 찍으면 인식의 틀을 우선 형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 시작이 되는 꼭지점들을 세계적으로,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인증된 책을 통해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학문을 보다 원리적으로 구조적으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으로 삼각형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는 석학들의 사고를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겠지만, 여기에 다른 책과 지식을 더하고, 자기화하는 과정을 더한다면 삼각형을 독창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도 텍스트를 넘어 컨텍스트를 볼 수 있는 사고력을 조금씩 기를 수 있다. 결국은 고등학문을 자기 힘으로 학습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식 틀'을 갖추는 것의 가장 큰 강점이다.


현재 우리는 BU수업과 팟캐스트를 통해 '학문의 원리와 구조'에 대한 삼각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 '불완전성 정리 이론', '양자 물리학 주요 내용' 등이 주요 꼭지점을 이뤄 첫 삼각형을 형성했고, 그 안에


* 모든 학문은 공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절대로 진리를 드러낼 수 없다.
* 모든 학문은 다면적인 세계의 한 측면만을 보여줄 뿐이다.
* 도구주의적 관점으로 학문을 볼 필요가 있다.


등의 매우 가치있고, 힘 있는 정보를 담아낼 수 있었다. 여기에 양자정보이론이나 주역과 같은 학문을 더해 삼각형을 넓혀간다면 학문의 원리와 구조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넓고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삼각형이 불완전하게나마 우선 장착되고 나니, 다른 책을 읽으면서, 지식 검색을 하면서,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이와 비슷한 맥락이 나오면 자연스레 바로 발견이 됐고, 이를 삼각형 안으로 집어넣을 수 있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공부와 삶에 있어서 좋은 맥락을 가지고 삼각형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리고, 이렇게 학문 자체의 본성에 대한 것부터 삼각형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접할 학문들이 매우 고맥락적이고, 압축적이고, 컨텍스트를 통해 접근하지 못하면 그저 조각 모음에 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공부할 때부터 이 작업에 신경써야 한다는 것 또한 느꼈다. 이것이 사람이들이 학문에 더 접근하기 힘들어하는 이유일 것이다.


'학문의 원리와 구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철학사', '과학사'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을 통해서 틀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패션의 역사를 깊이 공부하고, 그 흐름에서 영감을 얻고,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문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선 '인간이 그동안 어떤 사고를 해왔는지'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근본적인, 인식론을 기반으로 하는 철학과 과학의 역사를 훑어야 하고, 이걸 인식 틀의 토대로 만들어 많은 지식들을 연결하는 링크 포인트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사고가 순환해왔는지 그 구조를 알고, 수많은 관점들을 접해 사고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마도 BU수업에서 학문의 원리와 구조에 대한 학습이 끝나면 이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학문하기 전 사고의 틀을 잡고 이를 인식하며 확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수업을 통해, 그리고 실제로 그 작업을 해보면서 정말 크게 실감했다. 그리고 동시에 기존의 교육 기관들은 이 중요한 사실을 왜 '당연하게' 가르쳐주지 않을까, 그리고 심지어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왜 뺏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치 코끼리의 전체적인 모습을 익히는 것이 삼각형 틀을 잡는 것이라고 보면, 다른 내용, 예를 들어 강아지를 처음 접했을 때 자연스레 전체적인 모습을 보려고 하며, '네 발로 다닌다.', '꼬리가 있다' 그리고 '온몸에 털이 있고, 없다' 등 공통점과 차별점을 빠르게 인지하고, 또 그런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크게 분류할 수 있고, 특정 구조에 대한 전체적인 인식을 하게 되는데, 코끼리의 다리만 보여주고, 강아지의 귀만 보여주는 식의 학습은 그저 단순한 암기 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스레 사고력이 늘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며, 학습에 대한 흥미 또한 떨어지게 된다.


책 '생각 기술'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공부가 가정을 증명하는 방법일 뿐이고, 어떤 이론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학생들에게서 숨길 필요가 없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일찌감치 위대한 철학자, 역사학자, 정치학자, 수학자 등의 이론을 직접 읽도록 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그 이론을 비평하고 자기의 이론을 써나가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이 당시의 어린이들은 지금의 어린이들보다 놀랄 만큼 방대한 지식을 가졌으며 벌써 10대 중반에 자기의 이론을 발전시키고 개발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20대가 되면 당당한 학자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미스터 폴이 항상 강조하는 대로 나이 상관없이 제대로된 절차와 방법, 그리고 올바른 태도를 통해 학습한다면 누구나 고등학문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교수님들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며, 학문의 본질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은채 고등학문을 철옹성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 이점은 언젠가 꼭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뇌 과학에 따르면 20대까지 뇌의 가역성이 풍부하게 남아있다고 한다. 뇌에 감수성기라는 게 있는데 이 시기에 뇌에 어떤 입력이 있는가에 따라서 그 기능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 결정된다. 우리는 이때 고등학문을 올바르게 접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도록 균형 잡힌 인식의 틀을 만드는 작업를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최소 3년을 내다보고 말이다. 공부의 '공工'은 '장인 공'자이다. 장인처럼 열심히 틀을 만드는 것!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진 지금! 제대로 공부해서 평생학습할 기반을 닦아놓아야 한다.


by Aud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