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수업 후기 by Ahisha
Beyond University 2014. 10번째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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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의 축The Maze.
최근 휴먼 디자인 강의를 집중적으로 듣고, BU 수업도 들으면서 내 인생의 길을 단단히 받쳐줄 두 축을 너무나 뚜렷하게 확인했다.(두 분야의 진정한 통합을 봤다. 통합이 내는 시너지를 많이 느꼈다.)
'자기답게 사는 것' + '세상을 아는 것'
다시 말하면 '휴먼 디자인의 맥락'과 'BU의 맥락'이다. 확인했다고 말하는 것보다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판을 직면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마치 영화 '메이즈러너'의 메이즈를 본 것 같은. 물론 인간이기에 그 판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 미로의 구성 원리와 변화 패턴을 꿰뚫고 있다면 적어도 움직이는 미로에 찌부되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가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두 축을 떠받치는 진짜 힘은 뭘까.
'지력과 의식수준'
의식수준과 태도에 따라, 지적인 수준에 따라 휴먼 디자인과 BU의 맥락을 받아들이는 깊이가 전혀 다를 것이고, 삶에 적용하는 양상 또한 다를 것이다. '갈매기의 꿈'의 조나단과 다른 갈매기의 차이가 바로 떠오른다. 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가고, 휴먼 디자인과 BU의 맥락의 함의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더 내려놓고 써렌더한다. 아직도 나의 에고와 마인드가 무언가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서, 요즘 계속 더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휴먼 디자인 워크숍에 자주 참여해서 피할 수 없는 사실들에 압도 당하고, 코스모스와 같은 영상들을 보고 무서울 정도로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 계속해서 마인드를 굴복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필요성을 느낀다. 거대한 미로에 점점 다가설수록 무력함과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흥미로움,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 또 생각해볼 게, '지력과 의식수준을 끌어올리는 방법은?'이다. 휴먼 디자인과 BU의 맥락을 공부하는 것. 결국 선순환 고리인 것이다. 의식수준과 지력이 갖춰지면 자신답게 사는 실험이 더 수월해지고, 반대로 내려놓고 자기 디자인을 수용하는 자세는 의식수준을 높인다.
너무 명쾌하고 명징하다. 깨끗하다. 여기에 삶이 있고, 생존이 있고, 경쟁력이 있고, 브랜드가 있고, 답이 있다. 나는 왜 이 깨끗한 물에 내 몸을 첨벙 빠뜨리는 걸 두려워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엄청나게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고, 그거에 비해 내가 너무 나태하다는 것도 여실히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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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가치를 정확히 아는가
수업 중에 그리고 평소에도 코치님께서 종종 자신에게 이런 컨텐츠들을 배우고 있는 것의 가치를 아는지 많이 질문하신다. 물론 모른다고 느끼셔서 물어보셨겠지만, 당시마다 '그걸 왜 몰라! 다 알지!' 하는 반발심이 컸다. 근데 곧바로 그 생각이 에고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된다. 나는 아직 가치를 정확히 모른다. 정말 안다면 지금 이렇게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다.
내가 더 몰입해서 공부하고 실험할수록 분명 더 진짜 가치를 느끼고, 그 앎이 추진력으로 돌아올 거라는 건 알고 있다. 위의 질문은 '내가 진짜로 공부하고 있는지'의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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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파이터. 뜻을 세운다.
‘뜻을 세운다'는 것의 의미를 바람의 파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코치님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무서워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 험난한 자기수련의 과정을 엿보고, 느꼈기에. 근데 그 과정과 결과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가치 있고, 단단하다.
수업 중에 계속 이 질문이 맴돌았다.
“나는 내 삶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 세상을 위해 너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가?”
"네가 생각하고, 느끼기에 올바른 길에 다 내려놓고, 기꺼이 너를 헌신하고, 너의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가?”
나 스스로에게 더 분명한 '태도'와 '결단', 즉 단단하게 뜻을 세우길 바라는 내적인 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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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의 공부
나는 지금 약하다. 이건 내가 속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아무리 외적으로 숨겨도 에너지로 나오기 때문에. 내 에너지에 모든 것이 반영되기 때문에. 내 눈빛, 목소리, 호흡 하나가 나의 단단함, 약함 여부를 반영한다. 그걸 또 내가 다시 느끼고 다른 사람이 느끼고. 흉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설픈 공부로 되는 게 아니다. 모창으로 되는 게 아니다.
나는 1/3의 공부법을 알고 있다. 코치님도 이제 더 이상 공부법에 있어서는 전달할 게 없으실 거다. 근본적인 맥락, 원리, 방법은 다 알려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약함을 직면하기 두려워, 나의 지금 약한 상태를 수용하지 못해 깊이 공부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나의 이해력이 너무 바닥이어서 언제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정말 곰처럼 배운 대로만, 우직하게 가보고 싶다. 언제 단단해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부스러기를 얼마나 흘리면서 갈지 모르겠지만 그런 나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격려하며 가고 싶다. 급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천천히라도 선명하게 가고 싶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연속적으로 느끼며 가고 싶다. 지금 나의 부족함을 사랑하고, 수용하고 가는 게 가장 큰 추진력이 될 거라는 걸 느끼고 있다.
나에게 키워드는 이미 주어졌다. 내가 이걸 얼마나 다듬고, 세공해서 '내 것화' 하고, 빛나게 하느냐에 달렸다. 나한테 달렸다. 내 삶은 내가 책임지는 수밖에 없다. 더 굳건히 뜻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한 기반이 좀 더 다져지기 위해, 에너지 초점이 좀 더 분명히 모이게 하기 위해 여러 작업들을 더 해나가야 한다. 게으르지 않게!!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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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이 말들이 왜 이 그룹에서 나오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코치님이 수업 때 스치듯 한 말인데,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 절대적인 공부량과 깊이가 없다.
- 자발성 부족
- 간절함 부족
-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화
- 내면의 문제에 깊이 함몰되어 있다.
여기에 대해선 이 정도의 키워드로 정리해두고, 더 숙고하거나 이를 중심으로 멤버들과 나눠보고 싶다.
by Ahi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