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속성과 분별력
우리의 삶은 우리가 내린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탁월한 삶의 필수조건은 '올바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필요한 능력은 '분별력'이다. 이번 수업은 바로 이 '분별력'을 어떻게 키우는가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하든 간에(대화, 독서, 경영 등) 주로 분별할 대상은 바로 '언어'이다. 우리 삶은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의 속성을 잘 아는 것은 분별력을 키우는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언어의 핵심 속성은 '상대성'에 있다. 언어가 상대적이라는 점은 언어의 큰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어떤 부분이 장점이 되고 또 어떤 부분이 단점이 되는지 그 포인트를 잘 아는 것이 분별력의 핵심이다.
언어의 상대성은 어떠한 현상이든 물질이든 '구별' 짓게 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커다란 유용성을 준다. '약속'함으로써 소통이 더 원활히 되고, '구별'지음으로써 한 상황을 여러 관점으로 유연하게 볼 수 있게 해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이러한 언어의 특성은 학문의 근본과도 맞닿아 있다. '인간'을 심리학적 관점, 물리학적 관점, 신학적 관점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점과, 학문은 발전할수록 더 새로운 학문이 생겨난다는 것도 언어의 상대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학문을 하는 이유는, 진정한 진실 혹은 진리를 알기 위해서라기 보다 실용적 유익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역으로 언어의 상대성으로 인해 인간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첫째로 언어는 '무엇'을 가르키는 역할을 할 뿐이지 '무엇' 자체가 될 수 없다. 즉 언어는 실재를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언어를 실재라고 착각하면 분별에 큰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둘째로 언어의 '구별'로 인해 우리는 일체감을 느끼지 못한다. 실제로 학문이 하나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별개라고 생각한다거나 인간의 삶을 경제적 측면, 정신적 측면, 관계적 측면으로 각각 따로 놓고 보게 되면 이 역시 무언가를 분별함에 있어 치명적이다.
언어는 매우 유용한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어디까지 언어가 도움이 되고 어디서부터 위험한지 잘 알아야 한다. 이 사실을 모르면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분별하지 못한다. 분별하지 못하면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 삶이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
by Aud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