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 수업 후기 + 최근 느끼는 점들

BU_class 2014. 5. 8. 20:31

세월호 사고부터 BU 세 번째 모임, 최근 몇몇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들,


'의식혁명', '진실 대 거짓', '공부책'.


최근 나에게 형성된 틀에 지진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런 느낌일까?





어려서 위인전 전집을 반복해서 읽으며 나는 이 사람을 존경한다 하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말을 '이게 진짜야?'라고 한 번도 되새겨보지 않고, 그대로 믿고 외워서 시험 보는 데에만 그쳤고, 인터넷 기사를 보고 사람들의 말만 들으며 난 이 사람이 괜찮네- 하며 대충 어찌어찌,,


'나는 진실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살 거야'라고 떠들어대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스스로 판별해낼 노력도, 기반도, 정보도, 분석도 없었다. 대~충 가르쳐주는 대로 공부하고, 받아들이고, 말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믿고 있었던 것이 진실이 아니며 게다가 나는 진실을 판별해 낼 시도조차도 안 해봤으면서 진실을 추구한다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자신이 진실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알려주는 대로 받아들이고 그렇구나 하면서 살면 편하게 살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이상 그냥 그렇게 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단단해진다는 것,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깨끗하고 진실되게 산다는 것이 되겠다. 진실을 탐구하는데 집중하는 일에 계속해서 힘을 쏟아야겠다.


".... 정향 선생님의 행초서(行草書)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글씨가 무르익으면 어린아이의 서투른 글씨로 '환동(還童)'한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아무렇게나 쓴 것같이 서툴고 어수룩하여 처음 대하는 사람들을 잠시 당황케 합니다. 그러나 이윽고 바라보면 ... 일견 어수룩한 듯하면서도 그 속에 범상치 않은 기교와 법도, 그리고 엄정한 중봉(中峰)이 뼈대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멋이나 미에 대한 통념을 시원하게 벗어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대범함이 거기 있습니다. 아무리 작게 쓴 글씨라도 큼직하게 느껴지는 넉넉함이라든가 조금도 태를 부리지 않고 여하한 작의도 비치지 않는 담백한 풍은 쉬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지라 하겠습니다. ... "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 신영복


단단한 기반이 있다면, 자유롭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무서울 것이 없는데 어수룩하면 어떻고, 예쁘지 않으면 어떠한가!


by illy



posted by BU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