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헬프Help' 후기

BU_etc.. 2014. 4. 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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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잭슨을 배경으로 살림 정보 칼럼 대필을 맡은, 작가를 희망하는 스키터가 흑인 가사도우미 에이블린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친구 힐린과 엘리자베스에게서 인종차별적인 유색인 화장실 개별 사용에 대한 대화를 듣게 되고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흑인 가사도우미들의 인생을 책으로 옮기기로 결심한다.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아이들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사고로 읽은 '에이블린'은 스키터의 제안에 고민하지만 결국 용기를 낸다.


주인집 화장실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 역시 합류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고 그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스키터는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되고, 완벽주의자 힐린의 독선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서로 대립하게 된다. 차별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불법이 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되는 시대에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하는 ‘에이블린’과 ‘미니’. 그녀들의 용기 있는 고백록 '헬프'가 출간되고 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 기존의 인종차별을 조금 다른 측면으로 계급적, 성적, 인종적으로 가장 열악하고 인간적 권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 그것도 주인과 가정부의 시각에서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풀어놓았다. 핍박받지만 우울하지 않고, 억울하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흑인 가정부들을 통해 영화는 슬픔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에이블린의 이야기는 용기 있는 개인이 용기 없는 다수의 약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원동력이 됨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절대적 환경 속에서 상대적인 여지가 얼마든지 있음을, 결국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홀로 걸어가는 에이블린의 뒷모습에서 모두에게 존재하는 희망과 용기가 느껴진다. 

셀리아 푸트와 미니, 힐린과 미니의 관계를 통해 이 영화는 인종차별에 대한 흑과 백을 보여준다. 진솔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미니를 한 인간으로 대하는 셀리아 푸트, 다소 푼수처럼 그려졌지만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 인식이 인종차별을 당연히 여기고 있기에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의 압박을 보여준 스키터 어머니의 행동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에이블린의 "이제 그만하세요, 지겹지도 않으세요?"라고 절규하는 모습에서 흑인이든 백인이든 모두 인종차별의 거대한 틀에 갇혀있음을 느낀다. 잘못된 사회 시스템은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 한국 사회도 인종이라는 단어만 바뀌었을 뿐이지 얼마나 많은 차별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by Miranda

posted by BU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