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그리고 과학적 태도란 무엇인가?

BU_class 2014. 4. 6. 22:01

파인만이 강조하는 과학은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서의 과학'을 말한다. 여기서 문제를 푸는 주체는 인간이고, 객체는 우주 전체이다. 잘 생각해보면 인간의 상상력이 우주의 상상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과학적 지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지식의 정확도 측면에서 항상 불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정확할 수 있으나, 절대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이 과학의 숙명이자 본질이다. 칼 포퍼도 '반증 가능한 위험을 짊어지는 것이 과학'이라고 주장하며 반증주의라는 새로운 과학 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는 과학의 '불확실성'을 통해 '과학적 태도'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첫째로, 아무런 편견의 개입 없이 관찰 결과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갈릴레이는 기존의 권위나 종교적 신념의 압박이 상당했지만 용기 있게도 실험 결과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해석해 '질량이 무거운 물체가 질량이 가벼운 것보다 빨리 떨어진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낡은 것임을 밝혀냈다. 갈릴레이의 이 일화는 과학을 하는 태도의 좋은 예이다.


둘째로, 아무리 정확해 보이는 이론이라도 의심하는 것이다. 과학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과학 이론은 '아직 맞다고 믿는 하나의 이론'으로 봐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무엇이든 검증해보려는 자세와, 내가 언제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 모두를 포함된다. 우리가 관찰을 통해 얻어낸 결론들은 그저 반증되지 않고 아직 살아있는 '잠정적인 결론'일 뿐이다.


이는 비단 과학 분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통해 모든 이론 체계가 인간의 결단과 신념 위에서 성립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장 정교해 보이는 과학도 그러한데 다른 이론은 어떠할까? 결국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다룸에 있어서 위에서 언급한 과학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 하지만 가장 과학적인 이 시대에 정작 사람들은 비과학적으로 사고한다. 의심의 과정 없이 무분별하게 정보를 취하거나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해석한다. 문제는 그것들에 기초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는 곧 분별력의 문제인데, 정보의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서 과학적 태도의 부재는 개인 삶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학적 태도는 BU과정 중, 학문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얻은 가장 좋은 개념이다. 특히 휴먼 디자인이 그렇다. 남들이 휴먼디자인이 좋더라, 정확하더라 하는 얘기에 마냥 좋은가 보다 하고 맹목적인 믿음으로 공부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 휴먼 디자인이라는 학문을 의심 하며(좋은 의미에서) 정말 그것이 옳은지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모든 결과는 편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그래야 학문적 기반이 더 단단해지고, 그 결과의 유익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과학의 불확실성은 물론 과학의 한계이다. 하지만 그 한계가 오히려 과학을 발전시켜나가는 원동력임을 이해해야 한다.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의심할 수 있는 자유를 선물했다. 의심을 통해야만 잠재된 새로운 정보들의 개발을 기대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관찰 방법도 더욱 정교해질 수 있다. 더 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불확실하다는 것의 인정은 사회적인 갈등을 없애는 중요 힌트가 될 수도 있다. 가장 과학적인 시대에서 비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우리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의 물음은 우리의 지식과 인지 체계를 뒤흔드는 중요한 질문이다.



+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 과학철학사 부분 후기


과학철학은 과학적 인식의 문제에 대해 고찰한다. 과학을 다룸에 있어서 과거의 형이상학적인 세계관을 배제하고 과학을 더욱 정교하게 확립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는 학문이다. 따라서 과학과 동시에 과학철학을 공부한다면 과학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다.


과학은 그 자체의 본질상 정확하고 엄밀한 방법론이 요구된다. 따라서 과학의 발전은 과학 연구의 방법론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방법론은 말 그대로 어떻게 과학적으로 탐구하는가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어떤 것이 과학이고, 어떤 것이 비과학인지 분류하거나 과학의 전제를 세우는 작업, 실험 결과를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포함한다. 과학철학은 한마디로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내리는 과정이다.


베이컨의 귀납주의에서부터 빈학단의 논리실증주의, 그리고 포퍼의 반증주의까지 각각의 사상은 저마다 무엇이 과학인지에 대해 정의 내렸으나 어떤 것이 과학이고 어떤 것이 비과학인지 분류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또한 어떻게 하면 실험 결과를 완벽하게 해석해낼 수 있는가를 밝혀내지 못했다. 관찰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건 과학의 범위를 관찰 가능한 문제들로 제한했을 때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은 전부에 대해 단언하지 못한다.


과학철학의 사상들은 모두 한 가지 결론으로 귀결된다. 절대적으로 옳을 것만 같았던 과학 이론들이 인간의 상상력 위에서 성립됐다는 것. 이는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이론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 결론은, 우리가 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을 공부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준다.


by Audrey

posted by BU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