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 수업 후기 _ '진짜 공부'의 시작

BU_class 2014. 6. 11. 18:34

'진짜 공부'의 시작



책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괴델의 불완전성정리가 이 책에서 제일 먼저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


이 이론은 모든 학문에 있어서 가장 들키기 싫은 부분을 드러내버린 이론이다. 수학자가 증명했다는 것이 '수학은 그 이론체계 내에서, 그 안에 있는 공리와 방법을 이용하여 스스로 완벽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 이론을 진짜로 공부를 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쩌면 학문을 배신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바로 이 이론을 각각의 학문을 공부함에 앞서 먼저 이해해야 할 이유다. 가장 들키기 싫은 부분을 드러내는 것. 그러면 자신이 하나의 학문을 공부하고 있더라도 그게 전부라고 우기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으며, 더 넓어질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자신에 대해 평화로워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간적 결점과 한계를 전부 나열하고 그것들과 화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데이비드 호킨스, '진실 대 거짓' (데이비드 호킨스의 책에 깊고 울림이 있는 말들이 많아 자주 인용하게 되네요)


학문의 한계를 인정하고, 화해하고, 공부해보자. 그 후엔 학문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나 동시에 겸손해지게 된다.


이번 수업과 그 이후의 며칠간 아주 깊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진심'으로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진심'으로 나 자신대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내가 계속해서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상기시켜주었다. 


팟캐스트 녹음에서도 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가 하는 말을 내가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직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직면한다는 것,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점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내 목소리를 듣는데 화끈화끈 거리고 도망가 버리고 싶은 이 느낌, 누군가가 내가 피하고만 있던 내 모습을 말해줄 때 느끼는 그 두려움.


내가 내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거짓이 아닌 깨끗한 내 자신을 보고 싶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거짓이 없기를.


by illy



posted by BU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