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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이론에는 모순이 일체 없고 어떤 문제라도 진위의 판정이 가능하다는 수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또 다른 수학자 괴델이라는 사람이 '우리 이성으로 만들어낸 이론체계가 진리에 도달하는 일은 결코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도 수학이 완전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냈다.(불완전성 정리) 수학자인 괴델이 수학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표한 것이다! 이를 통해 괴델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수학이라는 학문에 자유로움을 선사했다.
기존에 증명된 이론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기존의 이론을 토대로 증명하려다 생긴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엄청난 자유로움을 얻은 또 다른 예가 '양자역학'이다. '이중 슬릿'을 이용한 몇 가지 실험 결과, '빛은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 '심지어 빛뿐만이 아니라 실제 입자라고 알려진 전자도 입자이기도 하지만 파동이기도 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말도 안 돼! 그건 모순이야!' 였다면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험 중 어느 단계가 잘못된 걸까' 하는 생각에 갇혀 영원히 그 실험만 하다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말도 안되는 모순이라는 걸 증명할 수는 없지 않느냐'를 인정했으니 물리학의 큰 축을 형성하는 하나의 이론이 된 것이다. 물리학 뿐만 아니라 여태껏 풀리지 않았던 많은 분야의 의문들이 양자이론으로 설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모순이라고 우기지만 않는다면, 양자이론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을 한다. 양자이론을 쉽게 말하면 '보이는 것인데, 보이지 않기도 한다'는 말이다. 논리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맞는 말이 아닌가?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이 컴퓨터는 내가 보지 않을 땐 보이지 않는다. 관측할 때는 물질이고 관측하지 않을 땐 '가능성의 모든 종합체' 인 것이다. 정말 간단하면서도 명쾌하지 않은가?! (뭐, '보고 있지 않아도 나는 볼 수 있다' 한다면, 답 없다.)
각 학분 분야의 밑바탕이 되는 '공리'라는 것은 굳이 증명하지 않고도 '이건 어쩔 수 없다, 일단 이렇다고 해두자' 하고 약속해둔 전제 조건이고, 그러한 공리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정리되는 것이 이론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이처럼,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기억'이라는 공리를 토대로 또 보고 듣고 경험하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현재 바탕에 깔려있는 공리를 부정할 수도 없고,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고, 완전히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공리는 증명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학문은 완벽하지 않고, 나의 기억 또한 전부가 아니며, 진리가 아니다. '그 아무 것도 모순이 없고,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라는 것이 진리다. 이것이 진리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순간, 학문은 다른 새로운 공리를 받아들이고 통합하여 더 커다란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학문이 될 수 있고, 나는 한층 더 넒은 세상을 살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각 계의 내부에서 세워진 공리가 완벽하며 그것이 전부라고 단정 짓는 순간, '순환논리'라는 함정에 빠져 꽁꽁 갇힌 '닫힌 계'가 되어버린다. 다른 이론은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게 되는 꽉 막힌 고지식한 학자들로 뭉친 학계가 되기도 하고, 나의 기억을 나만의 틀로 만들어 그 안에서 꼼짝도 못하게 되는 개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틀안에 갇혀 그 안에서 돌고 돌며 헤어 나올 수 없는 우물 안을 살 것이냐,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토대로 삼되, 조금 어렵더라도, 스스로 '열린 계'가 되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받아들이며 점점 자신의 세상을 펼쳐가며 살 것이냐 하는 것은 자기 선택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삶은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인듯하다.
by 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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